일상기록

따뜻한 가족 성장영화 -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Santaroo 2017. 2. 20. 19:46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 카메론 크로우


  예전부터 이 영화를 보려고 하다가 이제서야 꺼내 본 영화인데 제목만 보고 무언가 철학적인 내용의 예술영화가 아닐까 상상했었다. 그런데 진짜 제목 그대로 동물원을 산 어느가족의 이야기였다.

소재가 굉장히 독특해서 영화적 상상물이 아닐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맷 데이먼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으로 실제 동물원 안의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볼거리가 다채로운 따뜻한 가족영화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주인공 벤자민은 아내를 병으로 잃고 두 아이들을 바쁘게 돌보며 살아간다. (영화 전반적으로 이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가득차있다.) 엄마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꽤 커서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큰아이는 퇴학을 당하게 되고 벤자민은 새로운 장소에서 새롭게 시작하기위해 새 집을 찾아다닌다. 마침내 자연속에 있는 마음에 드는 완벽한 집을 찾게 되는데 왠일인지 부동산업자는 추천을 해주지 않는데 그 집은 동물원 안의 집이였던 것이다. 그 집의 계약조건은 동물원을 같이 운영해야한다는 것인데 벤자민은 딸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고민끝에 그 집에서 살기로 한다.

동물원으로 이사한 벤자민 가족을 맞이한건 동물원 직원들과 많은 동물들인데 벤자민 특유의 모험심과 도전정신으로 동물원 개장을 위해 직원들과 열심히 개장준비를 한다. 그곳에서 사육사 켈리(스칼렛요한슨)와 함께 많은 일들을 헤쳐나가게 된다. 아내에 대한 상실감으로 아내와 했던 모든 것을 못하게 된 벤자민은 동물원을 개장하는 과정에서 아내에 대한 생각들을 조금씩 회복하면서 성장한다.  친구들과의 소통이 없었던 아들도 켈리의 사촌 릴리를 만나며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많은 동물들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키우며 동물원 보수공사도 하고 열심히 준비해서 우여곡절끝에 개장허가를 받게 되고 결국 동물원을 개장하며 벤자민과 켈리는 서로의 좋은관계를 예고하며 끝이난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결말이 뻔한 줄거리의 영화는 흥미가 떨어지고 재미가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동물원 개장이라는 누구나 예측가능한 결말을 가지고 있음에도 꽤 재미있는 영화였다.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따뜻하고 잔잔한 휴머니즘이 있는 영화이다. 거기에 귀여운 막내딸의 사랑스러운 보는이로 하여금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게 만든다.

여기서 명장면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어떻게 해야하는지 창피하기만 하다고 고민하는 아들에게 ‘20초만 용기를 내봐 그 다음엔 니가 상상도 못한일이 펼쳐질거야 라고 말한다. 그 후에 아들은 (아마도)생애 처음으로 용기내서 고백하고 행복함을 얻는다. 이 명대사는 벤자민이 인생 전반에 걸쳐서 살아온 신념 같은 것인데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예쁜 이상형의 아내가 있는데 여자에게 먼저 말을 건 적이 없는 벤자민은 마음속으로 20초만 용기를 내자고 되내인다. 그리고 아내에게 다가가 저기요, 이렇게 예쁜 여자에게 제가 말을 걸다니 라고 말하고 아내는 ‘Why not’ 이라고 웃으며 대답하는데 이 대답은 스칼렛 요한슨을 처음 만났을 때 벤자민이 했던 대사와 똑같아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장면이다. 사실 용기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벤자민의 말처럼 고작 20초만 창피하고 용기를 내면 된다. ‘20초의 용기 이 영화에서 얻은 가장 큰 것은 이 말인 것 같다.

이 영화는 실화를 영화로 만든것으로 실제 가족은 아직도 동물원을 운영한다고 한다. 영화 말미에는 그 다음해에 기린도 들였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고싶은 동물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