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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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 한강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아마 작년부터 가장 유명한 책이 아닐까 싶다. 맨부커상을 받은 직후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영문판이 발간되었고 독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이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즈에서 2016년 최고의 책 10권으로 뽑혔다. 맨부커상을 받았다고 한 후부터 읽고싶었는데 그동안 많은 상을 받았고 결국은 해를 넘겨서 읽게되었다.

책은 생각보다 굉장히 술술 읽히고 하루만에 읽었다. 하지만 그 깊이감과 무거움은 굉장히 크고 오래도록 나를 괴롭혔다. 심지어 악몽까지 꾸었을 정도이니, 글로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한강작가가 정말 대단해보였다. 이 책은 정상적인 것을 강요하는 사회가 그렇지 않은 한 인간에게 얼마나 폭력적인것인지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을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다.
남편이 바라보는 영혜이야기 ‘채식주의자’
형부가 바라보는 영혜이야기 ‘몽고반점’
언니가 바라보는 영해예야기 ‘나무불꽃’ 이다. 이 세가지 단편은 크게 한가지 이야기로 연결된다.
소설은 영혜가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는데 이 꿈을 왜 꾸는지는 나오지 않으나 그 꿈으로부터 영혜는 육식을 혐오하게 되고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된다. 꿈을 꾸면 꿀수록 고기덩어리가 싫어지고 냄새가 싫어지고 우유와 계란까지 먹지않는 극단의 채식주의자가 된다. 그걸 본 남편은 그동안 평범했던 아내로 돌아오라며 자기가 원하는 모습을 강요한다. 하지만 영혜는 철저히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게되고 점점 말라가며 꿈을 꾸었다는 이야기만 한다. 남편은 그 꿈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영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남편은 결국 영혜 가족들에게 알리고 강압적인 육사출신의 아버지가 폭발하여 고기를 억지로 먹이면서 영혜는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소설에서는 이 장면이 긴장감 최고조인 사건인데 제 3자로 보는 영혜의 가족들은 정말 토가나올정도로 폭력적이다. 순간 인간이 아닌 동물 같은 느낌도 받게되었다. 이 단편적인 사건을 보고 채식주의자로, 여자로써 이 사회에서 사는 것이 정말 힘든 것 같다. 다수가 아닌 소수의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몽고반점’은 한강작가가 이상문학상을 받은 단편이라고 하는데 세편의 이야기중 가장 세고 읽기가 힘들었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이 장면 때문에 중학생때 돌려봤다는 책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자살을 시도후의 더욱 꿈에 집착하는 영혜가 나오고 언니의 남편인 형부가 나온다. 형부는 회사를 다니며 저녁에는 예술작업을 하는데 고상한 예술이 아닌 약간은 저급한 예술이여서 그걸 고상한 예술로 어떻게 승화시키는지 고민하는자다. 어느날 언니는 형부에게 영혜의 몽고반점 이야기를 해준다. 그 순간 형부는 한번도 관심없던 처제인 영혜에게 관심이 생기는데 더 정확히는 몽고반점이 아직도 남아있을 영혜의 몸에 관심이 생긴다. 결국 처제의 집에 가게되고 영혜에게 모델제의를 하게된다. 영혜는 모델을 하게되고 형부는 예술적인 작업이라는 핑계로 충격적인 결말로 치닿는다. 이런 충격적인 이야기를 굉장히 담담한 문체로 써내려가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한강작가는 ‘인간이 되고싶어하지 않았고, 인간이 되기를 거부한 여성의 이야기’ 라고 책설명을 했다. 어떻게 보면 순수하고 평화적임을 상징하는 식물과 나무가 되고싶었던 영혜를 둘러싼 인간들의 폭력적인 욕망이 굉장히 잔인하게 잘 표현된 소설이다. 이 소설을 다 읽고 한동안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 처음 읽은 소설의 느낌은 충격이였다. 이 소설은 한번 더 읽으면 조금 더 뭔가 보일 것 같다. 왜 맨부커상을 받았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이해가 가고 한강의 다른소설 ‘소년이 온다’도 읽어보고싶다.